하층민의 비극적인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한국 단편소설의 금자탑을 이룬 현진건 문학의 백미!
박상률 작가의 현진건 작품을 추억하는 추천글 수록
〈한국문학을 권하다 시리즈〉는 누구나 제목 정도는 알고 있으나 대개는 읽지 않은, 위대한 한국문학을 즐겁게 소개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즐겁고 친절한 전집’을 위해 총서 각 권에는 현재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10명의 작가들이 “내 생애 첫 한국문학”이라는 주제로 쓴 각 작품에 대한 인상기, 혹은 기성작가를 추억하며 쓴 오마주 작품을 어려운 해설 대신 수록하였고, 오래전에 절판되어 현재 단행본으로는 만날 수 없는 작품들까지도 발굴해 묶어 국내 한국문학 총서 중 최다 작품을 수록하였다. 한국문학을 권하다 《운수 좋은 날》에는 작가 박상률이 청소년기에 읽었던 현진건 작품들에 대한 감동과 즐거운 독서의 경험을 담은 글이 실려 한국문학 읽기의 즐거움을 권하고 있다.
현진건 단편전집 《운수 좋은 날》은 모순과 부조리로 가득 찬 일제 치하의 사회를 역설과 아이러니 기법으로 그려낸 현진건 문학의 백미 21편을 수록했다. 그는 자신의 많은 소설에서 당대의 현실을 마치 그려내듯이 묘사해 한국 근현대 시대 자연주의, 리얼리즘을 개척한 단편소설의 대가로 불린다. 〈빈처〉〈술 권하는 사회〉에서는 생활과 사회의식의 충돌로 좌절하는 지식인의 삶을 그려냈고, 〈사립 정신병원장〉〈운수 좋은 날〉 등에서는 사회 하층민의 빈곤의 암담함을 절정의 기교로 투사해냈다. 또한 〈불〉〈할머니의 죽음〉 등에서는 전통의식으로 인해 빚어지는 갈등 상황을 희화화했다.
지은이 현진건 (1900~1943)
호는 빙허憑虛. 집안은 서울에서 살았으나 아버지 현경운玄慶運이 대한제국 말기 대구 우체국장을 지내 대구에서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고 유복한 집안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빙허는 소년 시절을 다복하고 평탄하게 보냈다.
1917년 일본 도쿄 세이조 중학을 졸업하고 중국 상하이로 가서 후장 대학 독일어과에 입학해 공부했다. 1919년 귀국해 대구에서 이상화, 이상백, 백기만 등과 함께 동인지 〈거화炬火〉를 펴냈으며 1920년 〈개벽〉에 처녀작 〈희생화〉를 발표하고 조선일보에 입사해 언론인 생활을 시작한다. 1921년 〈빈처〉를 발표해 문단에서의 위치를 확고히 다지고 같은 해 〈빈처〉의 후속작이라 할 〈술 권하는 사회〉를 썼다.
일제 강점기의 현실을 ‘역설’과 ‘아이러니’를 이용해 사실적으로 묘사한 현진건은 염상섭과 함께 우리나라 자연주의 문학을 개척한 2대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평생 불의와 타협하지 않은 현진건은 1943년 장결핵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대표작으로 단편 〈빈처〉〈술 권하는 사회〉〈운수 좋은 날〉〈불〉〈B 사감과 러브레터〉〈사립 정신병원장〉〈고향〉이 있고 장편 〈적도〉〈무영탑〉 등이 있다.
추천인 박상률
1990년 〈한길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계간 〈청소년문학〉의 편집주간을 맡았다. 펴낸 책으로는 산문집 《청소년문학의 자리》, 시집 《진도 아리랑》《배고픈 웃음》《하늘산 땅골 이야기》, 소설 《봄바람》《나는 아름답다》《밥이 끓는 시간》, 동화 《바람으로 남은 엄마》《미리 쓰는 방학 일기》《까치학교》 등이 있다.